나눔의 동산이예요.. 20.11.22 21:56

   빈 들녘이 주는 쓸쓸함은 겨울채비를 하는 우리를 단단하게 합니다.

겨울을 살아내기 위해 잎사귀 다 버린 나무들과 함께 산골에서

문안드립니다.

경이롭던 연두 빛의 봄날이... 푸른 녹음이... 마음을 녹인 단풍이 언제

지나갔을까요?

코로나가 우리 모두의 마음에 흠집을 내도 순리대로 겨울은 왔습니다.

어떻든지 우리는 오늘을 살아야 하기에 분주합니다.

시래기도 평상 가득 널어놓고, 무말랭이를 만들고, 먼저 먹을 석박지...

여름 날 먹을 김치... 순서대로 정리하고, 고구마는 감기가 무서우니

따뜻한 곳에 고이 모셔놓지요.

코앞에 일도, 내일 일어날 일도 모르지만 그냥 최선을 다해 살 뿐입니다...

아침에 옷을 입혀 놓으면 우리 정숙씨 어김없이 앞에 서서 자랑합니다.

어때? 멋있지? 이뻐? 그리곤 수줍게 웃지요.

아침마다 일어나는 일인데 날마다 새롭게 들리는 건 뭘까요?

새 옷도 아니고 늘 입던 옷이지만 정숙씨도 새날을 맞는 기분인가 봅니다.

오늘을 주신 주님께 정숙씨처럼 묻고 싶습니다...

혼자 머리를 못 빗는 윤희씨가 머리를 기르고 싶다하여 긴 머리가

되었습니다.

아침에 곱게 빗겨 놓아도 금방 풀러 자기가 다시 묶느라고 애를 쓰지요.

오늘도 엉망진창인 머리로 있길래 단발머리에 머리띠 할 때가 젤

예쁘다고 했더니,

“나도 알아... 근데 생각을 못해서 기른거야.”

그 맘 변하기 전에 얼른 머리를 손질해야겠습니다.

            카페동산 소식입니다.

코로나가 춘천에 퍼지니 좁고 창문 없는 카페가 걸려서 테이크아웃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카페 앞이 시끌시끌 야단법석이지요.

눈도 안마주치고, 누구 시켜서 음료도 마시며 주변에서 빙빙 도는

복학생이 있습니다.

별 관심 없는 듯 대하며 이름을 불러주니 스스로 조금씩 다가옵니다.

요즘은 친구 음료까지 시키며 말도 걸어오네요.

조금씩 스스로 마음이 움직여야 되는 학생들인데, 담배를 못 피게

해달라는 동네 분들의 얘기를 어떻게 쉽게 빨리 들어 줄 수 있을까요?

결국 본인 집 앞에서 담배 핀다며 교육청에 민원을 넣었는데 방송도

부른다네요...

학교도 뒤집히고 우리도 큰 숙제가 생겼습니다.

이런저런 고난과 아픔은 성장통이라 여기며 안고 갑니다.

언제나 이끌어주신 하나님께 아뢰며 기대하고 있지요.

위로해 주시고 함께해 주시니 힘내봅니다.

                 고맙습니다...

             2020년 11월 22일 나눔의 동산에서 드립니다.